자료실Home > 학회소식 > 기사/보도자료

view page
  제목 [칼럼] [시론] 조현병과 범죄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글쓴이 홍보및정보 글번호 43423
등록일 2018-07-25 조회수 231

[시론] 조현병과 범죄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정신분열병과 범죄 연관성 낮고
‘정신이상=조현병’ 성립 안 해
범죄 피해자인 정신질환자 많아
격리·관리 아닌 보살핌 받아야


한국 사회에서 요즘 조현병(調絃病·정신분열병의 대체 용어)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비극적인 범죄 사건 가해자들이 조현병 병력을 가진 것으로 보도되거나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피해자 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이 마음 아파한다. 범죄의 동기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발적 범죄의 대상이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은 가중되고 정부에 조속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격리와 같은 즉각적인 처방들의 경우, 현상에 대한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둔 대책이기보다는 감정적 접근으로 오히려 해결의 실마리를 잃고 헤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직시해야 할 사실은 조현병을 비롯한 중증정신질환과 범죄 사이에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폭력과 정신질환 간의 관계를 살펴본 대표적 연구는 200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진행됐다. 에릭 엘보겐 교수팀은 3만명이 넘는 방대한 미국 인구통계 자료에서 폭력 행동을 예측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 개인의 폭력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중증장애 여부가 아니라 약물 남용·아동 학대를 포함한 불우한 환경과 폭력에 의한 피해 등이었다.
  
한국의 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절도·폭력 등 각종 범죄에서 정신장애인들에 의한 범죄 비율은 대략 2%였다. 강력 범죄는 0.5%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낮은 비율이 보고됐다. 그렇다면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언론의 통계 보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검찰청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에서 정신장애 관련 강력범죄 건수가 증가한 것은 2014년으로, 전년도에 300여명에서 700여명으로 급증한다. 그런데 바로 같은 해 한국에서 전체 강력범죄 건수도 비슷한 비율로 급증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강력범죄에서 정신장애 관련 범죄 건수의 비율 증가는 동년 2.19%에서 2.46%로 약간 증가해 그 비율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보고되는 정신장애 관련 강력 범죄 건수의 증가는 전체 강력 범죄 건수 증가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 하 략 -

 

최진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한국임상심리학회 회장 


 

목록